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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hrs last two weeks / 174.1 hrs on record (172.6 hrs at review time)
Posted: 2 Nov, 2017 @ 6:38am
Updated: 16 Sep, 2023 @ 5:32am

예전의 평가는 뒤로하고 재평가의 시간을 갖는것이 좋을듯합니다.
요약하자면 깊이감없이 겉멋만 들은 톰클랜시 이름을 팔아먹는 또하나의 유비 쓰레기 게임이라는 게 저의 마지막 소감이었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않지만 그 이후로 업데이트가 조금씩 이뤄졌는지 지금은 기억하는 바와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기에 그 부분에 대해 다시 고찰해보겠습니다.

여전히 유치한 유사-밀리터리 슈터라는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카리오같은 남미, 마약, 인신매매 이런 류의 테마를 게임으로나 다른 매체로나 크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와일드랜드가 선사하는 서사의 묘미는 잘 모르겠으나 엔딩을 다시 한번 보고나서 생각보다 괜찮은 캐릭터와 마무리였지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카타르시스라는게 이런거구나 라는걸 느꼈으니까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본인을 희생하는 캐릭터라니 예상 못했습니다. 왜냐면 게임 분위기가, 특히 대본이 진지하지 못하고 애들 대화같다랄까 그런 느낌이 더 강했으니까요. 시시껄렁한 유머하며, 시도때도없는 욕설, 그리고 주인공들의 스테레오티피컬한 남미식 엑센트까지 이런 오그라드는 요소들이 몰입을 몹시 방해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고 바람이겠지만 저는 톰클랜시 시리즈에서 이런 분위기를 원하진 않거든요. (물론 이제 바라지도 않지만)

대본의 가벼운 느낌과는 다르게 게임 외적인 모습은 생각보다는 현실적이고 디테일하게 표현되어있습니다. 여러가지 행동을 하는 시민들, 어디론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교통량, 작은 마을에서부터 큰 군사기지까지 방 구석구석 채워진 물건들, 길가다 심심찮게 보이는 카르텔의 참혹한 만행들... 좀 놀라웠던건 미션 중간중간 무전을 주고받는 도중 공격을 당하거나 추격당하면 대화가 끊어지고 상황이 종료되고나서 대화를 다시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디테일은 꽤 인상깊었습니다. 이런 기능이 있는게임이 와일드랜드가 유일하진않지만요. 최근에는 마블 스파이더맨에서도 똑같았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싸우는 동안 미션에 관한 대화가 오갈때 정보를 놓치기 쉬운 부분을 커버해주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충분히 리얼하냐는 부분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이고요. 일단 말이 안되는 스킬 시스템이 대표적이고 탄약과 장비는 구하기가 너무나 쉽습니다. 사실적인 몰입을 위한 어느 정도의 제약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와일드랜드는 거의 모든 부분에 관대합니다. 무제한적인 빠른 이동, 앞서말했듯이 무한정의 물자, 마법소환하듯 소환되는 지원군과 적군과 차량들, 제한없는 달리기, 필요없는 드론 회수.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더 집중은 할 수 있겠지만 깊이 있는 경험이 되지 못합니다. 적군은 지나치게 반응시간이 빠르고 정확하게 사격해서 기관단총으로 100미터 밖에서 플레이어를 한두방에 보내버리는 터에 불공정하다 느껴집니다. 반응후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조치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이런 데에서 편의성을 봐줘야하는거 아닙니까?... 우니다드는 정말 모든 육두문자를 박아도 모자랄정도로 말이 안되는 시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니다드를 따돌리고 상황종료시키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잠입시스템은 저는 여전히 형편없습니다. 위장효과는 전혀없고 오로지 숨바꼭질에 의존합니다. 밤낮, 그리고 그림자 유무에 따라 판정이 다르다고 게임 힌트에 나오지만 알아볼수 있는 방법은 없고 크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코옵시에 동료가 들키면 내 위치까지 원격으로 들켜버리는 판정도 여전히 어이가 없습니다. 티어1 모드나 그 상위 난이도에선 교전은 거의 죽음과 직결되기 때문에 잠입이 많이 권장되고 다시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와일드랜드는 완전한 잠입보단 정찰을 통해서 외곽부터 적의 수를 줄여가며 하는 편이 속편한것 같습니다. 한번 들키면 돌이키기가 매우 힘들고 정말 두세대 맞고 뻗어버리기 때문에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거든요. 최소살상(애초에 비살상이 없기때문에)에 대한 특별한 보상도 없고요. 개인적으로는 메기솔이나 스플린터셀 블랙리스트가 그랬듯이 여러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보상의 차등을 뒀다면 다양한 플레이 방식에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않았을까 싶네요.

예전에는 포토모드가 없던거로 알고있었는데 이제보니 생겼습니다. 옵션이 출중하진 않지만 덕분에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아마 개인적으로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게임답게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좋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무기들이 맵에 뿌려져있지만 제가 원하는 성능의 총을 찾고는 더 이상의 총은 사실상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런 수많은 수집요소가 있던들 큰 의미가 있는지에 씁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와일드랜드는 제게 복잡한 마음을 가져다 줍니다. 돈에 눈먼 몰락한 기업, 매너리즘에 빠진 게임 포멧, 뿌리를 잃고 변질된 시리즈. 유비소프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물론 시대는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저는 변화가 사실은 조금 두렵습니다. 저의 개성이기도 하고 남들이 보기에 지루하고 시간 잡아먹고 쓸데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제가 그런걸 바꾸기는 힘듭니다. 그게 개성이라고 생각하고요. 제 개성이 설곳 없는 현시대 게임들에 조금은 한스러운 감정이 듭니다. 더욱이 고스트리콘이나 레인보우식스나 본래의 모습을 봐온 개인으로써요.

6/10
머리비우고 하기 재미는 있습니다. 정가 5만5천 미침? 세일가격에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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