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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12 Jan, 2017 @ 8:34am
Updated: 16 Feb, 2017 @ 7:52am

+1 -1 = 0

3편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저격수라는 병과의 은밀함을 살려냈습니다. 2편은 흔한 3인칭슈터에 저격수라는 프레임만 씌운 순도 90%의 슛아웃게임이었지만 3은 스크립트적이고 직선적인 진행을 좀더 샌드박스적인 느낌으로 접근해 잠입액션의 순도를 훨씬 끌어올렸습니다. 이게 바로 저격수라는 말을 딱 떠올렸을때부터 바래왔던 게임의 모습이었고 물론 그 기대에 완벽히 부합하진않지만 상당히 바람직한 변화라고 봅니다. 이제 보통의 잠입게임처럼 플레이어의 은신도와 발각정도가 적용되며 따돌려서 의심을 피할수도있습니다. 게다가 히트맨 식의 (앱솔루션말고) 개방된 맵구조로 미션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정해진 루트가 없어 한 미션에서의 다양한 접근도 가능합니다. 다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발전기의 소음이나 차량시동소리등에 맞춰 총성을 뭍히게하는 방법도 다양해졌습니다. 따라서 2에서의 하라는대로의 방식이아닌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나간다는 재미가 굉장히 큽니다. 거기다가 다양한 수집요소들과 도전과제들까지 재플레이 요소도 극대화 되었습니다. 난이도면에서 가장좋은건 2에서도 그랬듯이 인공지능이나 보조표시기들을 각자 입맛대로 설정할수있다는것이고 이 역시 훌륭한 재플레이 요소입니다. 특히 스나이퍼엘리트 난이도 이상의 난이도에선 인공지능의 인지속도 증가, 낙하데미지 증가, 피격데미지 증가, 제한된 근접공격, 낮은 루팅확률, 저장불가 등의 패널티가 복합적으로 주어져 처절하게 도전적입니다. 단순한 잠입 메커니즘때문에 그 허점을 잘이용한다면 쉬울수있겠지만 높은난이도에선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게임이 쉽다고 하시는분들은 스나이퍼엘리트나 Authentic 난이도로 도전해보세요. Authentic 기준으로 AI 수색패턴은 정말이지 어디로 튈지모릅니다. 1차로 의심지역에 접근한뒤 문제없으면 그냥 돌아가는게 아니라 원점을 중심으로 2차수색을 펼칩니다. 추가로 아기자기한 제작진의 배려가 돋보였던 부분은 사격연습장입니다. 3에선 미션투입전 장비를 설정할수있는데 이런 자유도도 당연히 환영하지만 플레이어가 미션내내 가지고 돌아다닐 저격소총에 애정을 쏟게하기 위한 귀여운 작은 스테이지라고 느껴졌습니다. 각자 입맛에 맞는 총을 골라 감을 익히고 미션에 투입될수있으니 이 총은 소중한 내 총이라는 소소한 재미도 느낄수있습니다. 이처럼 스나이퍼엘리트3에 눈부시게 발전적인 부분만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지만 아쉽게 좋아진만큼 그 무게를 떠받치는 지지대의 허술함이 이곳저곳에서 볼썽사납게 드러납니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문제는 맵 지형지물의 형편없는 배치입니다. 전체적인 맵의 구조가 아닌 돌이나 풀들, 바닥의 바위표현 등의 세부지형지물의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보이지않는 벽이 비정상적으로 많습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돌이나 기둥, 상자, 차량 모든 사물에 쉴드가 쳐져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엄폐물에 찰싹 달라붙고싶은데 더이상 가지지가 않습니다. 분명 상당한 공간이 남아있는데도 말입니다. 또 분명히 기어올라갈 수 있어보이는 언덕인데 갈수가없습니다. 더 다가가지지도 않고 갈수도없는 부분을 왜 갈수있는것처럼 보이게 해놨는지가 플레이어를 헷갈리게하고 또 허탈하게 합니다. 기민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잠입 특성상 플레이어의 이동을 제한하게 되니까요. 신경써서 꾸민 맵이라면 갈수없는 곳은 확실히 갈수없는것처럼 커다란 바위를 박아놓거나 철조망을 쳐놓거나 했어어하는게 정상아닙니까? 수많은 보이지않는 벽 이외에도 굉장히 성의없는 사물배치를 종종볼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론 공중에 떠있는 돌덩어리죠. 그리고 사물들사이로 공허한 맵외부가 반짝거리는 문제도있고 플레이어가 물체속으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심지어 마지막 미션은 맵이 뚫려있습니다. 명품 짝퉁제품처럼 겉모습은 그럴듯하게 해놨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실밥이 틑어져있거나 칠이 번져있고 접착제가 범벅되어있는 아주 조악한 민낯을 드러내는거죠. 맵구조는 정말 좋은데 내부가 이 모양인걸보면 이 게임도 발매임박해서 급하게 수습해놓은거같은 인상을 줍니다. 거기다, 11개의 미션을 제공했던 전편과 달리 3가 적은 8개뿐인 미션은 제가 스나이퍼엘리트 난이도로 엔딩을 봐서 그렇지 분명 낮은 난이도로 무쌍 플레이 했다면 6시간만에 끝냈을겁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추가미션 세개는 DLC로 구입해야합니다.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전편에서 존재의미가 모호했던 엄폐시스템은 3편에선 자동엄폐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만 이 보이지않는 벽과 더불어 취해지는 형편없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불편한 시점조작까지 한데섞여 개죽을 쑵니다. 도대체 왜 3인칭슈터에서 어깨시점 전환을 제공하지 않는거죠? 엄폐물 반대로 몸을 의탁하는 모션을 취해주는데 이것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본전도 못뽑을 형편없는 시스템을 넣을거면 차라리 새로운걸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드는게, 콜오브후아레즈 바운드인블러드에서 선보인 적극적인 사물의탁시스템을 모방했다면 신선하지않았을까 합니다. 저격수라면 안정적인 사격을 위해 총을 들고쏘는것보다 사물에 의탁시키는게 으레 떠올리는 행위이니까요. 그리고 저격수의 상징인 길리슈트같은 위장요소가 없는게 말이됩니까. 풀을 덮어쓰고 쥐죽은듯이 엎드려있다가 슬그머니 움직여 적을 낚아채는 환상이 현실이되는 저격게임은 나오긴할까요? 소총 커스터마이즈는 무난하지만 더 좋은쪽으로만 만들수있지 않으니 존재의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별반 큰 차이도없을뿐더러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배율과 탄속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반동을 줄이거나 할 사람이 많지않을거같습니다만, 개인적인 취향차이니 큰 의미를 두진 않겠습니다.
그외엔 뻣뻣한 애니메이션, 다소 평면적인 잠임시스템, 더블킬 킬캠 작동이 잘 안된다는 점+너무 느려진 킬캠, 아프리카 배경의 식상함 정도로 자잘한 부분들입니다. 2편에서 봤던, 건물들로 빽빽한 시가지같은 곳에서 잠입액션을 펼칠수있다면 더욱 멋졌을거같습니다. 사실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잠입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그냥 2편처럼 저격을 이용한 슈터를 원하는 두 부류 모두 만족시킬수있는 게임입니다. 어느 방식을 택하든 게임은 플레이어를 벌주지않습니다. 무대뽀나 좀도둑이나 플레이어의 방식을 존중해주는 환영할만한 게임성, 그에 반해 그 높아진 품질을 그대로 다 깎아먹는 마무리 부족으로,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 들어가 흘러넘친 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지만 어쨋든 제작사의 욕조의 크기는 그것밖에 안된다는걸 보여줍니다. 다음달이면 4편이 나온다는데 3편이나 잘 다듬어서 내놓지 벌써 후편이고,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다고하는 생각부터 듭니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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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matrixmod 9 Jul, 2017 @ 1:23am 
지금이야 4편이 나와서 무조건 4편 추천합니다. 4가 정말 잘나왔습니다. 4는 할건많은데 기본적으로 미션개수가 좀더 많앗으면 좋았을거같네요
overflow 8 Jul, 2017 @ 12:10pm 
2편에 너무도 큰실망을 해서 3편은 기대도안하고있었는데 이 리뷰를 보니 그래도 좀더 나아진 모양이긴하네요. 본문 내용처럼 환상적인 저격게임은 언제쯤 나올까요.
Voyde 3 Jul, 2017 @ 8:08pm 
A4 용지인줄...
matrixmod 14 Jan, 2017 @ 7:46am 
+ 로딩시간이 너무짧아서 불만인경우는 처음인것같습니다. 로딩중엔 게임의 시스템을 소개하는 익살스런 만화컷이 나오는데 다 읽어보기도전에 로딩이 끝나버려 게임이 제공하는 요소들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하고 게임을 클리어하게 되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