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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8 Dec, 2014 @ 7:39am
Updated: 28 Jun, 2017 @ 6:54pm

퀘이크는 2편 플레이만 유튜브로 본게 전부인 입장으로써의 퀘이크4는 평균값은 하는 슈터입니다. 스토리는 없다시피한 당시의 트랜드로 심플한 세계관과, 당시의 그래픽수준으로 두루뭉실하게 그려졌던 게임세계가 차세대 비주얼로 실감나게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게임이 흥행했든 아니든 퀘이크에 새로 입문한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런 사실도 팬입장에선 마음에 안들겠지만요. 오리지날의 고딕 느낌보다 메카닉한 분위기가 제 취향에도 맞았습니다. 한편으론 같은 엔진, 같은 소속에서 만들어진 둠3와 비주얼로는 큰 차이없이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서 독창적이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게임플레이를 해본다면 분명 독특한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더욱 과감한 적의 패턴, 적은 공포요소오리지날 퀘이크와 가장 달라진 점은 당연히 네러티브적인 부분입니다. 90년대 노선을 같이하던 슈터 장르에 하프라이프가 던진 충격파로 게임내에서 스토리의 중요성이 게임의 몰입도와 질에 불가분한 영역을 차지함으로써, 퀘이크4도 어쩌면 당연하게 시대를 따라가고자 했습니다. 너무 진부하다 싶을정도로 안전한 길만을 택한 레이븐 소프트웨어라고 생각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인걸요. 퀘이크2를 최근에 접해본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이부분은 마지막에 얘기토록하겠습니다.
플레이어에게 주인공을 지속적으로 주입시키며 주인공이 어떤사람이고 어떤 역할을 맡았고 현재 어떤 상황이며 이제 어떤일을 해야하는지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스토리를 보면 최근에 울펜슈타인 더뉴오더에서도 봤던 상황이 연출되기도합니다만 울펜슈타인 더 뉴오더처럼 심도있는 감정선과 화두를 던지는 그런 여리여리한 퀘이크는 아닙니다. 이런 클리셰가 또 게임을 진부하게 만들지만요. 퀘이크4의 핵심은 지구를 침공했던 스트로그들의 행성 스트로고스에 상륙해 그들의 엉덩이를 주차삐는것 뿐입니다. 이 동기와 더불어 열가지의 개성넘치고 가공할 무기가 보여주는 화끈한 슈팅은 한가닥하던 타이틀 이름값을 충분히 해냅니다. 퀘이크4가 이전과 달리 이벤트 중심의 복도식 슈터로 변모하면서 콜오브듀티, 하프라이프같이 주인공 이외에도 주변 캐릭터들을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매력적인 점이라면 종종 동료 AI가 동행하며 특정구역까지 플레이어와 같이 싸우며 진행하게 된다는 겁니다. 물론 그들은 소모품일 뿐이지만 더러 메딕과 엔지니어가 있기 때문에 그들을 살려둘 조그만 동기를 부여합니다. 메딕은 체력을 채워주고 엔지니어는 방어구를 수리해주니까요. 개인적으로 제가 직접 플레이하는 부분외에 AI가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하는걸 좋아하기때문에 꽤나 디테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소한 사실이지만 플레이어가 수구리면 같이 수구리고 어두운 장소에선 플레이어를 위해 조준점으로 그들의 불을 비춰주기도합니다. 소모품이라고 폄하했지만 플레이어만큼 잘 싸워줍니다. 실제로 그들의 무기로 데미지를 입히고 근접격투를 시도합니다. 따라서 클래식 슈터 특유의 독고다이 플레이는 물론, '밀리터리'적인 전투도 경험할수도 있습니다. 밀리터리라는 점도 진부할수있는 요소지만... 스토리를 진행함에 따라 특정 NPC가 무기 업그레이드를 제공해주는 점도 이러한 모든 캐릭터들이 다양해보이진 않아도 게임세계에 생명력을 부여하려는 제작사의 노력을 엿볼수있고 꽤 잘 통한것 같습니다.
이제 그 안타까운 얘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개발사인 레이븐 소프트웨어는 이전에 싱귤래리티를 접하며 알게됐지만 싱귤래리티에서도 느꼈던 아쉬움이 여전히 퀘이크4에서도 뭍어났습니다. 싱귤래리티만큼은 절대 아니지만요. 오래된 세계관의 실사화(라고할까요, 다른말로 비주얼이라고 하도록하죠)는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싱귤래리티에선 완전히 실패했던 부분이죠)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게임은 전체적으로 퀘이크만의 것을 살리기보다 근래에 검증된 형식을 그대로 빌려왔다는 점에서 진부합니다. 제가 말한 이 '밀리터리'라는 흔하디 흔한 옷에 게임을 맞추려다보니 쓸데없는 부분까지 끌고들어왔습니다. 올드팬의 입장에선 유사-밀리터리 라는점 자체부터 거부감을 일으킬거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여기에 초점을 맞추진 않겠습니다. 그 쓸데없는 부분이라면 이벤트 유도성의 복도식 슈터라는 장르에 다양한 체험을 위해 추가한 온-레일슈터부분과 탱크 조종파트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는 거죠. 단순 슈팅에 재미를 두고있는 게임에 되도않는 자동체력회복, 그리고 모든 면에서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가벼움과 어색함이 중간 중간 게임의 물을 흐립니다. 이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여기에 할애했던 시간을 더욱 복잡하고 방대한 맵디자인에 몰두했다면 플레이타임도 두시간은 늘릴수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리지날 퀘이크에 있던 숨겨진 장소와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리지날에서 더욱 빛났던 헤비메탈풍의 음악도 없습니다. 뭐, 퀘이크4의 음악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무리 밀리터리와 사실적 네러티브에 치중한 퀘이크4라도 퀘이크가 가지고있던 카리스마 쩌는 메탈곡은 그대로 가져왔어도 특히 후반부에는 지리도록 어울릴것 같으니까요. 너무 아쉽습니다. 만약 당시의 레이븐 소프트웨어가, 컷신따위는 귀찮다는 듯 패대기치며 헤비메탈로 점철된 거만하게까지 보이는, 2016년 둠의 흥행을 내다볼수있는 혜안이 있었다면 그 퀘이크4는 지금의 퀘이크4와 어떻게 달랐을지 부질없는 고민을 해보게됩니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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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Snotty_Dog 26 Jun, 2017 @ 12:49am 
확실히 퀘이크 4의 디자인은 참 잘 된 것 같아요. ㅋㅋ
matrixmod 26 Jun, 2017 @ 12:18am 
온레일파트요. 심플한 세계관이라고 한건 대체로 스토리보다 게임자체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걸 의미한거고, 뭐 그래픽은 당시엔 당연히 최신기술이었겠지만 지금보면 질이 낮은건 사실이잖아요. 그런부분에서는 퀘이크4가 세계관을 실사화하고 구체화하는데에서 상상력이 부족한 저 개인적으로 퀘이크4가 시리즈에 기여한 바가 적지않다는걸 말하고싶어요
Snotty_Dog 25 Jun, 2017 @ 11:26pm 
참 그런데 체력 자동회복은 뭐죠? 퀘이크4가 체력 자동 회복이 됐었나요?
Snotty_Dog 25 Jun, 2017 @ 11:23pm 
그러나, "당시의 트랜드에 따라 심플한 세계관과 질낮은 그래픽 수준으로 그려졌던 게임세계" 라는 부분은 잘못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플한 세계관은 트랜드라기 보다도 그들의 철학이 맞습니다만(그 당시에도 심오한 세계관을 가진 타 장르의 게임들이 사랑받고 있었으니까요), 당시 기준으로 그래픽 수준은 결코 질이 낮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신 기술의 총 집합체였죠. 둠과 더불어 퀘이크가 FPS 장르를 개척한 게임 타이틀이라는 점만 생각해봐도 이 점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퀘이크 엔진이 있었기에 그것을 이용한 하프라이프나 콜오브 듀티, 메달오브아너도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퀘이크1, 2의 그래픽은 패션이라기 보다도 그 당시 기술력의 한계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Snotty_Dog 25 Jun, 2017 @ 11:23pm 
게임 구성 부분은 확실히 아쉽지만 그것 역시 오늘에 이르기 까지의 과도기적 성격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색다른 시도를 한 둠3나 퀘이크4 가 있었기에 고전으로의 회귀를 노린 둠4 같은 작품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matrixmod 25 Jun, 2017 @ 6:57pm 
블로그 닫으면서 다시 작성함
matrixmod 9 Dec, 2014 @ 1:06am 
그러네요
울트라옵고를때 나오는 경고에 메가텍스쳐라는 말은 아니었네요
5000메가 이러길래.. 아무튼 수정함
Snotty_Dog 9 Dec, 2014 @ 12:59am 
리뷰 잘 읽었습니다. 항상 열심히 써주시니 올라올때마다 한번씩 읽어보는것도 낙이되는 것 같네요. ㅋㅋ 그런데 몇가지 제가 아는거랑 다른 사실을 적으신게 있네요.
퀘이크1편도 스토리가 미약하나마 있긴 있습니다. 멀티전용게임이 아니었으니깐요. 다만 말씀하신 것 처럼 퀘이크 4는 2편과 이어지죠(1편은 그냥 판타지). 프리퀄이라고 할만한 게임으로는 퀘이크워즈가 있고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메가텍스쳐 부분인데요. 제가 알기로 메가텍스쳐가 처음 등장한 게임은 레이지로 알고 있습니다. 텍스쳐 팝인 현상이 엄청나게 두드러져서 욕을 많이 먹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