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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hrs last two weeks / 23.5 hrs on record (21.9 hrs at review time)
Posted: 10 Dec, 2022 @ 9:21pm
Updated: 17 Dec, 2022 @ 5:22am

게임의 상황을 고려하지않고 디자인된 둔기액션은 1대1상황에서는 호쾌하고 재밌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굉장한 피로감을 줍니다. 문제는 액션게임에서 액션이 피곤해버리면 장점을 찾으려고 해도 찾기 힘들다는 겁니다. 전투는 끔찍하리만치 괴롭습니다. 후기를 쓰면서 미주알 고주알 늘어놓으며 장단점의 밸런스를 맞추고 싶었지만, 그래픽 좋은건 사실 특출나게 좋긴합니다. 음향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그 이외에는 별 볼 일 없습니다. 그냥 딱 중간정도만 하고 공포 부분에선 사실 칼리스토보다 더 무서운 인디게임 많습니다. 게임안에서 납득시켜주는 세계관의 볼륨도 크지 않고 주어지는 음성기록이나 읽을거리도 부족하며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도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진실을 모른채 할 일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 외면하고 있던것인지, 말러박사는 도대체 왜 마음을 고쳐먹은건지, 시종일관 밥맛처럼 구는 대니는 막판에 깨달음을 얻은 주인공과 어쩔 수 없던 공생관계에서 인류애적인 협력관계가 되는 것도 급작스럽고, 일라이어스는 꽤 오랫동안 동행하지만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기 전 그 깨달음에 관한 복선을 제공하는 형태로만 소비되고요. 개인적으로 악역은 비중과 활용도를 떠나서 그냥 웃겼습니다. 중절모만 있다면 레지던트이블2의 미스터X랑 완전히 오버랩되거든요. 엔딩 컷신에서 화자가 잠깐 바뀌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흐름을 깨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2회차를 하면서 느끼지만 이 게임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처절한 생존을 하게끔 디자인 되었다는 점은 새삼 느끼는게, 제한된 인벤과 탄약, 제한된 전투시스템 그리고 몹이 스폰되는 트리거의 배치들이 플레이어를 궁지에 모는 듯한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파밍을 위해 샛길에 배치된 템들과 이를 활용한 몹 스폰은 좋게말하면 잘 짜여진 레벨디자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낚시질이겠죠. 특히 이 전투시스템은 정말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이식하는데 실패한 것인지, 플레이 하는 제가 꿈보다 해몽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전투는 방향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장르에서 반쪽만 성공했기 때문에 평가가 극명한 것은 뻔한 결과였습니다. 전투를 한바탕 치르고나서 후 괴물로부터 겨우 살았다 라는 안도의 성취감보다 자유로운 전투를 옭아매는 구속적인 전투시스템의 악독함때문에 '쉽게 했을거 개같이 깼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Kings Elliot의 Lost Again이라는 트레일러곡이자 칼리스토의 엔딩곡을 발매전에 들으며 기대를 가졌지만 퀄리티 좋은 게임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충족시켜주지 못했고 2회차까지 해가며 여러가지 면을 쥐어짜내려고 했지만 가면 갈 수록 느껴지는 부당한 전투 시스템, 이것 하나 때문에 크게 추천드리지 않는 바입니다.

6/10

참고로 Kings Elliot의 Lost Again은 주인공의 심리를 잘 옮겨놓았습니다. 다만 깊이감은 절반으로요.


더 자세한 후기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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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액션, 무지성한 액션체계-
칼리스토는 원거리 무기의 수를 줄이고 극초반에 얻는 진압봉을 사용하는 근접전투의 비중을 대폭 늘렸습니다. 초반에 괴물을 최초로 직면하는 부분에서의 싸움은 꽤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회피하는 애니메이션도 역동적이며 후려치는 느낌과 터지는 선혈은 손맛이 꽤나 좋습니다.
그런데 막상 근접전투를 간략화해서 설명을 하자면 너무 간략해서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플레이어와 괴물이 2~3타를 주거니 받거니 반복하는게 전부니까요. 막기가 있긴한데 진압봉의 특정 기술을 구입하지 않는 이상 플레이어가 연계를 할 수 없을만큼 적의 공격이 빠르게 날아와 무용지물입니다. 게다가 막기를 수행해도 데미지가 아예 안들어오는게 아니기 때문에 막기는 거의 쓰지 않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콤보 뒤에는 연속적인 회피, 그리고 그 뒤에는 콤보, 그리고 또 다시 회피, 누구 하나 죽기전까지 이런 단순한 공방이 오고갑니다. 적을 넘어뜨릴 수 있는 세가지 방법(막기 후 넘어뜨리기 업그레이드 혹은 강공격으로 인한 넉백 혹은 원거리 무기를 이용한 넉백)을 사용해야지만 이 사슬을 끊을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근접전투에 빠질 수 없는 타겟팅 시스템인데, 이 락온 시스템으로 1대多 전투는 혼란 그 자체입니다. 누군가를 공격하면 자동으로 1대1상황으로 카메라가 땡겨지고 움직임도 상대를 향해 맞춰집니다. 1대1 상황에서야 이런 구도는 몰입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때 다른 제 3자가 측면이나 후방에서 다가와 싸움을 건다면 구도가 정신없이 바뀌게 되고 제한된 카메라 움직임 때문에 위협을 감지하기도 힘들 뿐더러 게임은 직/간접적으로 인접한 위협을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난전시, 플레이어는 볼 수도 없는 위협에 무방비로 놓이게 됩니다.
게다가 때리던 대상을 포기하고 다른 대상을 때리려 해도 락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공격의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어렵고, 더욱이 적의 공격은 정말 매우 몹시 빠르기 때문에, 이런 1대多전투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거의 조리돌림을 당하는 수준으로 쉴세없이 공격과 방어를 이어가야 합니다. 도망치려해도 묵직한 캐릭터 움직임 때문에 다시 공격해오는 괴물과 원치않게 락온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쑈를 하는동안 원거리 공격 괴물이 멀찍이 떨어져 싸움판에 침이라도 뱉는다면 그대로 빡종하게 됩니다.
적과의 거리를 확실히 벌리기 위한 구르기 조차 없어서 동시에 두가지 공격이 들어온다면, 한타는 회피한다 쳐도 한타는 무조건 맞게 되는 셈이죠. 그리고 애초에 회피키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좌우 방향키로 해놓은 것도 좋은 결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공격대상을 포기하고 플레이어가 도망을 치려하거나 아니면 다른 대상을 겨누던 도중에 치는 무빙이, 들어오는 공격에 의해 의도치않게 회피로 전환되어 전투중 방향감각을 잃기가 십상이거든요. 무빙에 통제권이 없다시피 한 전투 덕분에 거의 모든 전투는 하다보면 서로 벽에 비비고 있게 됩니다.


-거추장스러운 무기체계-
게임내에서 원거리 무기는 크게 주무기(2개), 부무기(3개)로 나뉩니다. 주무기, 부무기 모두 각각의 아랫총몸을 공유하는 모듈형 화기라는 설정인데, 이게 전투때는 거추장스럽게 변합니다. 총기의 전환은 유려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뤄지는데 빠른 공격속도를 자랑하는 괴물들과의 전투중에는 방해만 될 뿐입니다. 게다가 무기 선택메뉴도 숫자키로 바로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리스트 방식이기 때문에 신속하지도 못한데다가, 플러스, 느려터진 무기 전환 애니메이션까지 더해집니다. 거기에다가!! 다른 윗총몸을 사용하는 총을 골랐다면 더욱 끔찍하게도, 플러스, 윗총몸 바꾸는 애니메이션까지 더해져 플레이어는 환장할 지경에 놓입니다. 총알이 떨어져 나는 무기를 좀 바꾸고싶은데, 회피하느라 자꾸 취소가 됩니다. 적은 한놈만 오지 않습니다. 여럿이 옵니다. 그러면 전투는 여전히 불리하고 이 불편함과 짜증은 챗바퀴돌듯 반복됩니다.
총기 종류도 적고 각 무기가 뚜렷한 특징이 없어서 총기 사용에 있어서의 만족감이 적습니다. 주무기, 부무기를 망라해서 따져보면, 권총 두종류, 샷건 두종류, 자동화기 한종류가 끝입니다.


-무의미한 부파-
근접전투와 연계된 전략적 부위파괴 시스템이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게임 스스로도 전략적 조준시스템이라고 소개를 하는데 전략적인 것 치고는 괴물들의 팔다리를 잘라내도 특별한 이점을 느끼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한쪽팔을 없애면 연속기가 덜 들어온다는 장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데드스페이스의 오마주인 Shoot the Tentacles는 이런 부위파괴의 연장이 있음을 암시하지만 바이오파지들의 촉수를 쏴서 무력화시키는 것도 촉수를 쏴서 끊는다 라는 느낌보다 그냥 촉수가 나니까 그냥 거기 대고 쏜다 정도의 시각적 위협과 파괴의 당위성만 부여하기 때문에 촉수를 쏘는 것이 부위파괴라는 느낌도 매우 적습니다. 파괴되는지 어떤지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지 않습니다.
근접 콤보와 연계된 자동조준 부파는 내가 원하는 부위를 정할수도 없고 그냥 타이밍에 맞게 누르면 강력한 연계 공격을 할 수 있다 정도의 기능이어서 이걸 전략적 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없다시피한 성장감-
성장감은 생존 공포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칼리스토는 내가 강해진다라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더 좋은 방어구를 입는다거나 더 강력한 무기를 얻는다거나, 기존의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식으로 플레이어의 성장을 보여줘야하는데, 있는 무기 업그레이드는 그나마 원거리 무기가 모양이 조금씩 바뀌면서 새로운 것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긴하지만, 제일 자주 사용하게 되는 진압봉의 경우는 업그레이드를 해도 외형적인 변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해도 "오 이제 좀 그럴듯하네!"가 아니라, "이게 뭐 달라진건가?"가 먼저 뇌리에 박힙니다. 그리고 실전에 사용을 해보고는 더 확실하게 느낍니다. "뭐가 달라졌다는거야?!"
주인공의 복장이 바뀌는 것도 단 한번뿐입니다. 초반에 한정적인 인벤 공간도 진행하면서 점차 늘어나는데, 업그레이드를 통한 것도 아니고, 그럴듯한 네러티브로 구성한 것도 아닌 그냥 어느 기점을 전후로 게임이 알아서 늘려줍니다. 내가 고생한 결과로 좋은 장비를 사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성취감보다 그냥 게임이 정해준대로 따라간다는 느낌이 들어 유쾌하진 않습니다.


-한글화-
한국 배급사 게임 치고 한글화의 수준은 5점만점에 2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번역의 매끄러운정도는 무난하지만 가끔 많이 꼬아서 해석해놓은 부분이라던가, 아예 구글 번역같은 부분(퓨즈 필수의)이라던가, 아예 무슨 소린지 싶은 부분(리포지를이)이 있고, 어떤 부분의 한글 자막은 화자까지만 표시되고 빈칸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제가 확인해봤는데 영문으로는 자막이 잘 나왔습니다. 더빙으로는 해보지않아서 판단할 수 없지만 더빙도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
데이원 버전의 극심한 로딩렉은 패치가 이루어지고나서 상당부분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굉장한 고사양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FSR 2.0은 이상하리만치 체감이 되지않습니다. AMD와의 독점계약이 있었는지 엔비디아의 DLSS이 없는것도 아쉽습니다.


-2회차 요소의 부재-
새로운 난이도가 해금되지도 않고 뉴게임+모드도 없습니다. 모든 것을 감안하고 2회차를 한다 하더라도 스킵되지 않는 컷신때문에 빠르게 진행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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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7 업데이트
사망씬 스킵기능 추가
체력회복과 무기전환 애니메이션 속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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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왕zombie[KR] 10 Jan, 2023 @ 9:23am 
사이버펑크처럼 한국어 더빙 대사가 시원시원했으면 좀 좋았을꺼같음, 무슨 더빙이 중딩끼리 대화 하는것처럼 유치하다고 생각한게 많음
Meatboy 16 Dec, 2022 @ 8:08pm 
따봉
Fin 12 Dec, 2022 @ 2:31am 
거의 리뷰수준:steamthumbsup:
SandMaster 12 Dec, 2022 @ 2:11am 
:steamthumbsup: Nice. A very thorough review.